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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매회수는 전주기관리의 첫 관문이다. 아무리 저GWP 물질전환과 재생·파괴 기술이 발전해도 현장에서 냉매 자체를 확보하지 못하면 품질검사도 재생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동안 회수단계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영역이었다.
올해 4월 착수한 ‘ICT(정보통신기술)기능이 탑재된 고효율 냉매회수·재활용기기 개발’ 과제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용량별 회수기와 정제기술, 계측장치, RIMS(냉매정보관리전산망) 연동 소프트웨어, 성능인증기준과 관리제도를 하나의 체계로 묶는 것이 목표다.
이번 과제를 총괄하는 장재훈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탄소중립·환경사업본부장을 만나 과제 추진배경과 연구내용, 향후 계획을 들었다.
❙ KTC 탄소중립·환경사업본부를 소개한다면
탄소중립·환경사업본부는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와 NDC, 탄소중립정책·제도, 연구개발, 시험·분석, 인증·검증, 산업현장 적용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전문조직이다.
냉매분야에서는 국가 HFCs배출량 산정과 감축모형 개발, 냉매 전주기관리체계 시범사업, 고효율 냉매회수기술 개발, 재생냉매 품질평가를 연계 추진하고 있다. 회수·재생냉매의 조성, 수분, 고비점 잔류물, 비응축성가스 등을 고정밀 분석하는 가스시험실도 구축·운영 중이다.
하반기에는 국내 최초로 냉매품질시험 전 항목에 대한 KOLAS 국제공인시험 인정범위 확대를 신청하고 AHRI Certified® Refrigerant Testing Laboratory(RTL) 인증도 국내 최초로 확보한다는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 과제 추진배경과 개요는
이번 과제는 2024년 1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HFCs 관리제도 개선방안’을 현장에서 이행하기 위해 기획됐다.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의 HFCs 산정대상을 기존 2종에서 29종으로 확대했으며 기존 설비 냉매와 유지보수 수요로 HFCs 배출량이 2034년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2035년까지 HFCs 배출량 약 2,000만톤CO₂eq을 감축하기 위해 저GWP 물질전환, 냉매 전주기관리체계 구축, 법·제도 기반 확충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회수·재생분야 투자부족이 확인되면서 고효율 냉매회수기술, 혼합 폐냉매 재생·파괴기술, 저GWP냉매 물질전환 핵심기술 등 3개 과제가 도출됐다.
회수는 전주기관리 첫 관문으로 회수량을 알아야 감축실적도 정확히 산정할 수 있다. 현장의 주요 애로는 회수 후반부의 속도저하와 작업비용이다. 초기 액상냉매는 비교적 빠르게 회수되지만 설비압력이 낮아지고 냉매가 기체로 전환되면 속도가 크게 떨어져 작업시간과 인건비가 늘어난다.
이번 과제는 2026년 4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33개월간 정부지원 연구개발비 81억원을 투입해 소형·준중형·중형·대형 등 4개 등급 회수기, 전처리·정제기술, 계측장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RIMS 연동기술, 성능인증기준을 함께 개발한다. 준중형 50대, 중형 20대, 대형 2대 등 총 72대를 현장에 보급해 실증할 계획이다.
과제는 공공활용과제로 추진돼 연구성과와 등록특허는 정부와 한국환경공단에 귀속되며 총 77건의 무상 기술이전을 통해 냉매회수업체와 관련 산업계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KTC 역할과 연차별 목표, 주관기관으로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KTC는 주관연구개발기관으로서 회수기, 전처리·정제장치, 계측, ICT 소프트웨어, 성능평가, 표준, 인증, RIMS 연계와 관리제도를 하나의 운영체계로 통합한다. 컨소시엄은 전문분야별로 구성했다. 키넷은 회수기 설계·제작을, 한국냉동공조시험연구원은 ISO11650기반 성능평가방법과 표준·인증기준 개발을, 엔디렉션은 실증현장 발굴과 사용자 의견수렴을 맡는다.
1차연도(2026년)에는 3/8인치 회수 유로, 안전인터록, 능동 열관리, 다점 센싱 구조와 RIMS 데이터구조의 기본설계를 확정한다. 2차연도(2027년)에는 4개 등급 시제품을 제작해 통합성능을 검증하고 RIMS 사전 연동환경에서 데이터 송수신을 시험한다. 3차연도(2028년)에는 총 72대를 현장에 보급해 실제 회수작업에서 검증하며 회수기 성능인증 기준과 국가표준안, 관리제도 개선안을 완성한다.
주관기관으로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현장 사용성과 제도 적용성이다. 장비를 연결하면 회수정보가 자동기록되고 법정보고자료가 생성되는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 개발기술이 향후 냉매관리법과 하위법령, RIMS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연구단계부터 정책요건을 기술규격에 포함하고 있다.
❙ 기존 냉매회수 R&D와 차별화되는 핵심포인트는
회수기의 기계적 성능, 냉매품질, 현장데이터, 성능인증, 관리제도와 보급방안을 하나의 연구개발체계에서 함께 추진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냉매가 지나가는 통로인 유로의 지름을 기존보다 넓힌 3/8인치 중심으로 구성해 압력손실과 병목을 줄이고 다점계측과 능동열관리로 회수 말기까지 차압을 유지한다. 액상·기상·푸시풀(Push-pull) 운전도 냉매상태에 따라 자동 전환한다. 목표는 회수율 99.5% 이상, 기존 장비대비 회수속도 10% 이상 향상이다.
ICT는 회수기를 현장 증빙장치로 확장하는 핵심기술이다. 압력·온도·중량과 작업정보를 자동 수집해 RIMS로 전송하며 시계열 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정상 중량 변화나 장비 성능저하 등을 선별할 수 있다. 72대의 현장실증과 77건의 무상 기술이전, 파리협정 제6조 국제감축사업·그린ODA 적용모델 개발까지 포함하는 공공활용구조도 중요한 차별점이다.
❙ 국내 냉매회수시장 현황과 문제점은
국내 냉매 회수시장은 제도 확대와 함께 성장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2026년 7월 초 RIMS 공개현황 기준 냉매회수업 등록업체는 862개사인 반면 재생·파괴를 맡는 폐가스처리업체는 5개사에 불과해 회수는 분산돼 있고 처리 인프라는 소수거점에 집중된 구조다.
등록업체 상당수는 냉동·냉장·공조설비 설치·유지보수 업무를 하면서 냉매회수를 병행하는 중소기업으로 업체별 장비·인력·실적관리 역량 차이가 크고 이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시장기준은 아직 형성단계에 있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은 20RT 이상 기기에만 회수의무를 적용하고 있으나 정부는 10RT 이상으로 확대를 추진 중이며 시범사업에서는 3RT 이상까지 검토하고 있다. 관리범위가 확대되면 대형산업설비 중심이던 수요가 시스템에어컨, 중소형 냉동창고, 농가저장고 등 다수의 분산형 현장으로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문제는 회수 당시의 현장 원자료와 사후 신고정보가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작업 당시의 압력·온도·중량과 시간대별 변화가 함께 남지 않으면 회수량과 완전회수 여부를 제3자가 확인하기 어렵다. 회수비용도 과제다. 회수비가 별도 항목으로 반영되지 않는 계약사례가 있으며 작업난이도에 따라 현장비용이 크게 달라진다.
앞으로 회수시장은 업체 수와 신고량을 중심으로 보는 시장에서 회수속도, 완전회수, 데이터 신뢰성, 냉매품질과 처리경로를 함께 평가하는 전문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 ICT기기가 이번 과제 핵심인데, 데이터 신뢰성은 어떻게 확보하나
이번 과제에서는 압력·온도·중량, 작업시간, 사용자, 장비·용기정보를 동일한 시간축으로 자동기록한다. 작업자는 현장에서 결과를 확인·확정한 뒤 전송하며 사용자인증과 변경이력, 감사로그를 적용해 데이터 생성부터 전송까지 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통신이 어려운 지하기계실에서는 자료를 우선 저장 후 통신복구 시 동기화한다.
이 체계가 적용되면 신뢰성은 개인의 기억과 사후작성에 의존하던 단계에서 전 과정이 검증가능한 단계로 전환된다. 회수량과 압력·온도변화의 물리적 일치 여부를 확인하고 누락·중복·비정상 패턴도 자동선별할 수 있어 현장은 서류작업 부담을 줄이고 정부는 신뢰할 수 있는 활동자료를 확보하게 된다.
다만 ICT 데이터는 회수상태와 이상 여부를 선별하는 역할에 그치며 조성·수분·산도 등 최종 화학적 품질은 공인시험실 분석으로 별도 확인한다. 이러한 역할구분이 데이터 신뢰성과 냉매품질의 정확성을 함께 확보하는 방법이다.
❙ 현장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회수기 용량은
가장 폭넓게 활용될 장비는 기존 소형회수기에 연결하는 휴대형 ICT계측세트와 준중형회수기다. 준중형(냉매충전량 10~50kg)은 시스템에어컨, 중소형 쇼케이스, 소규모 냉동창고를 주요 대상으로 하며 향후 법적 관리대상 확대에 따라 작업건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구간이다. 1톤 트럭이나 밴에 적재 가능하며 카트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중형(50~200kg)은 재활용센터와 폐차장 등 반복작업이 많은 거점에, 대형(200kg 이상)은 물류센터·냉동창고·제조공장을 대상으로 차량탑재형으로 개발한다. 현장 적용횟수와 사용자 수에서는 휴대형·준중형이 중심이 되며 단일작업당 회수량과 감축효과에서는 중·대형장비의 기여가 클 것으로 본다.
❙ 영세회수업체들도 사용가능할지 우려가 많은데 해결전략은
현장보급의 성패는 연구 초기부터 냉매회수기술인의 의견을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1차년도부터 인터뷰·설문조사·현장조사를 통해 장비이동, 호스연결, 결과표 작성 등 실제 작업순서를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영세업체가 우려하는 장비가격, 무게, 차량적재, 소모품비용, 통신장애 등을 고려해 준중형장비는 한 사람이 카트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와 직관적인 조작화면으로 설계한다. ICT 계측세트도 기존 소형회수기에도 연결할 수 있게 개발한다.
특히 향후 관리수요가 크게 늘어날 3~20RT 설비현장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 2028년 72대 실증을 통해 사용자 의견을 최종 설계에 반영하며 공공조달·임대·정책금융 등을 연계한 후속보급모델도 정부와 환경공단에 제안할 계획이다.
❙ 환경공단 ‘냉매 전주기관리체계 시범사업’ 수행기관이다. 기대하는 시너지효과는
냉매 전주기관리체계 시범사업은 새로운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하기 위한 조건을 확인하는 정책실증사업이다. 반면 이번 R&D는 그 조건을 장비·데이터·시험기준으로 구현하는 기술개발사업이다. KTC가 두 사업을 함께 수행하면서 현장문제를 연구개발에 즉시 반영하며 개발성과를 다시 제도에 반영할 수 있다.
시범사업은 회수·처리분과와 용기관리분과로 나눠 운영 중이며 2026년 6월 기준 소유·관리기관 4개사 설비 48대, 냉매충전량 1,433kg, 회수업체 13개사가 참여기반을 마련했다. 이 과정은 측정·보고·검증(MRV)체계의 실증이기도 하다. 시범사업에서 확인한 회수시간, 비용, 데이터 항목은 ICT회수기의 기능과 RIMS 연계방식에 반영되며 최종 결과는 냉매관리법의 시행령·시행규칙과 운영규정 마련에 활용될 수 있다.
❙ ICT시스템이 RIMS와 연동 시 일어나는 현장 변화는
가장 먼저 체감할 변화는 회수작업과 행정보고가 하나의 데이터흐름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ICT시스템이 적용되면 회수기·계측장치에서 생성된 자료가 애플리케이션과 서버를 거쳐 RIMS로 자동연계되며 반복입력시간이 줄고 입력오류·누락도 예방된다.
정부와 환경공단은 회수 당시 원자료를 기반으로 실적의 적정성을 확인하며 회수기·업체별 성능, 설비유형별 작업시간, 지역별 회수수요를 분석할 수 있다. 국가적으로는 실제 회수량이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활동자료와 NDC이행평가에 반영될 수 있으며 파리협정의 강화된 투명성체계에 따른 국제보고에도 추적가능한 근거자료를 제시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RIMS는 신고자료 보관시스템에서 전주기관리와 정책성과를 분석하는 플랫폼으로 고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 회수업등급제 도입도 목표다. 업계 반응 전망과 안착방안은
등급제는 소형·준중형·중형·대형 회수기의 보유대수와 성능, 전문인력, 안전관리, 작업실적, ICT데이터 제출 수준 등을 종합평가하는 방식으로 설계하고 있다. 고성능장비와 인력에 투자한 업체는 역량을 공신력 있게 제시할 수 있으며 발주자는 설비규모에 맞는 업체를 선택할 수 있다.
예상되는 반응은 두 가지다. 전문업체는 성과가 시장에서 인정받는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소규모업체는 장비교체비와 전산사용 부담을 우려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충분한 유예기간, 단계적 적용, 장비·교육지원, 공동활용과 임대방식, 기존 업체의 등급전환 경로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제품개발과정에서 냉매를 반복 취급하는 자가사용 사업장도 별도 관리유형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약가연성(A2L)냉매 확대에 대비한 안전교육·누출감지체계도 등급제와 연계할 계획이다.
❙ 이번 과제의 중장기 목표와 기대효과는
중장기 목표는 회수·재생·재사용·적정처리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연결한 한국형 냉매 전주기관리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KTC는 이를 회수(Recover)·재생(Reclaim)·재활용(Recycle)·재사용(Reuse) 중심의 ‘K-4R+ 전략’으로 정리하고 있다.
산업적으로는 냉매회수기술인의 생산성 향상과 전문서비스시장 형성, 수입장비 의존 탈피를 통한 국산화와 공급망 안정을 기대한다. 정책적으로는 회수기 성능인증, 회수업 등급, RIMS 자동보고, 재생냉매 품질시험이 서로 연결돼 연구 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감축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제적으로는 회수·정제·ICT·인증·법제도를 통합한 기술패키지를 그린ODA와 파리협정 제6조 국제감축사업으로 발전시켜 협력국의 감축과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 향후 KTC의 냉매 관련 연구계획은
냉매 품질시험분야를 국내 최고 수준의 국제공인 시험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올해 7월부터 회수냉매, 재충전금지용기 잔여냉매, 재생냉매 시험분석을 단계적으로 시작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KOLAS 공인시험 인정범위 확대를, 이후에는 AHRI RTL 인증을 추진한다.
또한 HFCs 감축모형과 국가온실가스 정보의 고도화를 위해 제조·설치·사용·폐기단계를 연결하는 국가감축모형을 개발 중이며 2027~2028년 ICT회수기 현장데이터가 축적되면 설비별 표준작업시간과 적정 회수비 산정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저GWP 냉매와 히트펌프연구도 지속하며 장기적으로는 시험·인증·정책연구와 ICT기술을 결합한 ‘K-냉매 전주기관리시스템’을 국제협력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냉매관리정책은 현장에서 냉매를 직접 다루는 기술인의 손에서 실행된다. 냉매회수기술인이 더 빠르고 안전하게 작업하고 합리적인 대가를 받으며 행정업무시간을 줄일 수 있어야 회수율도 높아진다.
KTC는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환경공단, 냉동공조업계, 냉매 제조·수입·회수·재생·파괴업체와 긴밀히 협력하겠다. 현장의 의견을 꾸준히 듣고 장비와 제도에 반영하며 공공재원으로 개발한 기술이 산업계에서 널리 활용되도록 시험·표준·기술이전과 보급까지 책임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과제를 통해 우리나라의 냉매 전주기관리체계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모델로 발전하길 기대한다.